될놈될부터 원영적 사고까지
밈으로 보는 Z세대의 가치관

목차
1. ‘자기애’, ‘자존감’이 중요한 가치관이 됨
2. 일단 시도하는 ‘진취적 태도’를 멋지다고 생각함
3. 부정적인 상황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가치관이 대세임
4. ‘낭만’을 추구하는 가치관이 뜨고 있음


사회적으로 붐을 일으킨 유행어에는 1020의 문화나 가치관이 녹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근 10년 동안 유행했던 밈의 흐름을 쭉 살펴보니, 한 가지 큰 변화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바로 밈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부정에서 ‘긍정’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10년 전에는 다소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내용의 유행어가 큰 인기를 끌었어요. 대표적으로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의 줄임말)’, ‘될놈될(될 놈은 된다)’ 등이 있습니다. 특히 이생망의 경우, ‘어차피 이번 생은 망했으니 그냥 대충 살자’는 의미를 내포했던 신조어인데요. 당시에는 이처럼 자신의 처지를 부정적으로 여기는 자조적인 유행어들이 여럿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서는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메세지를 담은 유행어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어요. 2021년도에 유행했던 ‘오히려 좋아’, ‘가보자고’는 긍정적인 의미를 담은 것은 물론, 용기까지 얻을 수 있는 밈으로 SNS에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후에도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원영적 사고’가 연달아 한 해를 대표하는 밈이 될 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어요.

Z세대 사이에서 이처럼 ‘긍정’이 대세 가치관으로 자리 잡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세대의 특성과 사회적인 배경과도 크게 밀접되어 있습니다.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며 Z세대 사이에서는 ‘멘탈 케어’가 중요한 가치로 떠올랐는데요. 마음 챙김을 위해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게 되면서, 긍정적인 메세지를 담은 유행어에 반응하게 된 거예요.

  • “일상에서 멘탈 케어를 위해 긍정적인 유행어를 쓰는 사람이 많아요”
    어떻게 보면 현대 사회가 스트레스나 우울감을 쉽게 받을 수 있는 환경이잖아요. 코로나19 이후로 유독 멘탈 케어에 대한 관심도 늘어났고요. 그러다 보니, 긍정적인 유행어에 더 열광하게 된 것 같아요. 일상생활에서 주문처럼 긍정 밈을 사용하면서 스트레스를 줄이고, 위로나 용기를 받으려고 하는 거죠. 정세림(21세, 대학생)

  •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강조한 캐릭터가 인기를 끌면서 긍정적인 가치관이 뜨게 됐어요”
    2020년 즈음부터 최고심처럼 긍정적인 콘셉트의 캐릭터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잖아요. 이런 캐릭터들의 특징을 보면 일상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다는 점인데요. 제 주변을 보면 최고심의 짤을 프사로 하거나 SNS에 공유하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이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가치관이 주목받게 된 것 같아요. 신민수(26세, 직장인)

  • “주체적이고 당당한 콘셉트의 아이돌이 떡상하면서 긍정적인 태도가 주목 받기 시작했어요”
    10년 전까지만 해도 사랑에 대해 논하는 아이돌 노래가 정말 많았는데요. 최근에는 ‘아이브’, ‘(여자) 아이들’, ‘르세라핌’ 등 ‘자기애’, ‘도전’ 등을 콘셉트로 내세운 아이돌들이 많아졌어요. 예를 들어, 아이들의 ‘Super Lady’는 당당한 여성 상에 대해 다룬 노래잖아요. 이런 곡들이 큰 인기를 끌게 되면서 긍정적인 태도에 대한 관심도 늘어난 것 같아요. 뮤비 댓글을 보면, 노래 가사에 공감하거나 ‘나도 저런 마인드를 가져야지!’하는 반응이 많거든요. 박찬진(24세, 취준생)

사실 '긍정'이라는 키워드는 너무 커다란 개념이라 이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 막막하실 텐데요. 본문에서는 2024년 현재 Z세대가 자주 쓰는 밈을 예로 들어 Z세대가 추구하는 삶의 방식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드릴게요.   

1. ‘자기애’, ‘자존감’이 중요한 가치관이 됨

  • 내 장점이 뭔지 알아? 바로 솔직한 거야: 걸그룹 ‘아이브’의 ‘After like’ 노래 가사에서 유래한 밈. Z세대 사이에서 자신의 장점을 가감 없이 드러낼 때 자주 사용됨.
  • 내가 해냄: SNS와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유행어. 특히 ‘최고심’이 해당 문구를 사용한 짤을 만들며 더욱 널리 사용되기 시작.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해낸 것에 대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음.
  • 퀸의 마인드(퀸가비적 사고): 댄서 ‘가비’의 유튜브 콘텐츠 ‘디바마을 퀸가비’에서 유래한 유행어. 퀸가비’의 콘셉트가 할리우드 스타인 만큼, 콘텐츠 내에서 자존감이 높은 모습을 자주 보여줌. 이때 ‘하기 싫어도 하는 게 퀸의 마인드’라고 말한 것이 유행어로 쓰이기 시작함.

최근 떠오른 유행어를 살펴보면, Z세대 사이에서는 ‘자기애’, ‘자존감’이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걸그룹 ‘아이브’는 자기애를 강조한 ‘나르시시즘’ 콘셉트로 데뷔 초부터 큰 주목을 받았는데요. 아이브 노래의 가사 중 일부는 ‘내 장점이 뭔지 알아? 바로 솔직한 거야’는 자존감을 높여주는 유행어로 널리 쓰였어요. 남의 눈치를 보기보다는 스스로를 사랑하자는 메세지에 더욱 반응하는 경향이 생기고 있는 거예요.

고심이의 아침인사에서 보내주는 짤
출처 인스타그램(@gosimperson)

같은 맥락에서 자존감을 높여주는 서비스나 인물이 계속해서 큰 주목을 받고 있어요. 최고심은 ‘고심이의 아침인사’ 공지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매일 아침 자존감을 높여주는 메세지가 담긴 짤을 발송해줍니다. 이 공지 채널에 가입된 사람은 5만 명이 넘어가요. 아침마다 짤을 통해 응원을 받고, 자존감을 높이려는 것에 대한 니즈가 있는 거예요. 한편, 남 눈치를 보지 않는 어록을 남긴 인물들이 주목을 받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사격 국가대표로 활약한 ‘김예지’는 ‘괜찮아, 다 나보다 못 쏴’라는 어록을 남겨, Z세대 사이에서 ‘멋지다’, ‘나도 저런 태도로 살아야겠다’는 반응을 이끌어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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