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 파크’가 뭔데 요즘 난리야?
- 오픈한 지 한 달 만에 누적 방문객 140만 명을 기록한 국내 최대 규모의 디저트 전문관
- 현지에서도 줄 서는 해외 빵집과 지방에 있어 가기 힘들었던 로컬 빵집의 진출로 화제를 모음
- 20대 매출 전년 대비 약 4배, 30대 매출 약 2.4배가량 증가
Z세대는 ‘행복’하면 무엇을 떠올릴까요? 국제 행복의 날에 X(구 트위터)에는 디저트를 사 먹는다는 글이 다수 게재됐습니다. Z세대에게 디저트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할 때 기분 전환을 위해 찾게 되는 수단이자, 긍정적인 감정을 떠올리게 하는 것인데요.
이에 따라 SNS상에서 디저트 관련 언급량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에 따르면 SNS상에서 ‘디저트’ 관련 언급량은 2017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별한 디저트를 경험할 수 있는 ‘디저트 맛집’과 더불어 ‘디저트 카페’, ‘디저트 투어’가 새로운 키워드로 떠올랐죠. 이제 디저트는 색다른 경험을 SNS에 공유하고 즐기는 Z세대의 놀이로 자리 잡았습니다.
디저트 전문점의 매출도 상승했습니다. KB국민카드에 따르면 지난해 디저트 전문점의 카드 매출이 전년보다 19%(19년도 대비 61% 성장) 상승했다고 합니다. 탕후루(1,678%), 베이글&추로스 (108%), 호두과자(14%) 순으로 매출액이 증가했죠.
이에 백화점은 작은 사치로 즐거움을 충족하는 ‘스몰 럭셔리’를 좇는 이들을 대상으로 프리미엄 디저트를 선보입니다. 국내외 유명 디저트 브랜드를 입점해 고객을 유인하고 매출 성장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죠.
이러한 일환으로 2024년 2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는 1,600평 규모의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 파크’를 열었습니다. 국내 첫 진출인 해외 빵집과 백화점 최초 입점인 로컬 빵집이 대거 입접해 있죠. 스위트 파크는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여러 디저트를 맛볼 수 있다는 신선함으로 화제를 모아, 연이은 오픈런과 품절 사태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오픈한 지 한 달 만에 누적 방문객이 140만 명이 넘었고, 매출 또한 전년 동기 대비 201%가 증가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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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는 앞으로도 F&B 트렌드를 대표할 키워드가 될까요? 그렇다면 2024년에 유행할 디저트는 무엇일까요? 스위트 파크를 기획한 신세계 식품담당 F&B팀 김수형 바이어를 만나 Z세대와 K-디저트의 미래에 대해 예측해 봤습니다.
1. 트렌디한 디저트 VS 전통 디저트, 승자는?
Q. 스위트 파크에 주로 방문하는 고객층은 어떻게 되나요?
다양한 세대가 방문한다고 할 수 있어요. 스위트 파크는 다양한 세대를 사로잡는 디저트 실험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예요. 그리고 이러한 데는 지리적 특성이 크죠. 스위트 파크가 있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고속터미널역과 호남선의 교차점에 있어요. 그 말인즉슨 다양한 세대가 집결하는 곳이라는 뜻이죠. 지방에 내려가는 2030대 고객과 이 주변에 거주하는 5060대 고객이 모두 모여있거든요. 그래서 이곳에 입점한 43개의 브랜드는 세대 입맛을 골고루 잡을 수 있는 곳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Q. 세대마다 좋아하는 디저트에 차이가 있나요?
신기하게도 세대별 선호하는 빵이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아요. 스위트 파크에는 맘모스빵이나 단팥빵, 모나카 등을 오랫동안 판매해 온 동네 빵집 다섯 곳을 모은 ‘브레드 셀렉션’이 있어요. 메뉴만 보면 장년층 고객 비율이 확연히 높을 것 같지만, 젊은 층과 장년층의 비율이 비등비등해요. 요즘 MZ세대에게 노포가 유행하는 것처럼 레트로한 메뉴와 오랫동안 보장된 맛이라는 점이 맞물려서 인기를 끌고 있죠.
한편 4~50대분들은 잘 알지 못하는 곳이어도 일단 줄이 있으면 관심을 가져요. 젊은 사람들에게 인증된 곳이라는 점에서 신뢰가 생기는 거죠. 서울 성수동에 있는 베이커리 카페 ‘베통’은 소금빵이 제일 유명한데요. 스위트 파크에서도 가장 긴 웨이팅을 자랑하는 곳 중 하나예요. 베통 앞에서 “뭐야?”하면서 신기해 하고, 줄을 서는 장년층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어요. 자식들에게 “이거 요즘 유행하는 빵이래” 하고 자랑하기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런 모습을 보면 세대 입맛이라는 게 디저트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요.
Q. MZ세대에게 전통 디저트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예시 중 하나겠네요.
이제는 오래된 디저트가 유행을 지휘하는 것 같아요. 노래 ‘밤양갱’이 유행하면서 양갱이 한순간에 핫한 디저트로 떠올랐어요. 실제로 편의점에서 판매율이 오르기도 했고요. 또 개성주악 같은 전통 디저트도 인기를 끌고 있죠. 스위트 파크에도 전통 디저트를 판매하는 ‘만나당’과 ‘연리희재’가 있는데요. 줄 서는 분들을 보면 2030대가 많아요. 요즘 세대에겐 전통 식재료가 낯설다 보니 오히려 트렌디하다고 인식하는 경향에서 비롯한 인기같아요.
Q. 디저트 업계에선 클래식과 트렌디함이 한 끗 차이인 걸까요?
정확히는 클래식한 메뉴들이 트렌디해지고 있죠. 대왕카스테라, 슈니발렌, 뚱카롱, 크로플 등 한때 유행했던 트렌디한 디저트들을 떠올려 보면 초반에 폭발적인 관심을 받다가 금세 사라져요. 유행의 수명이 정말 짧죠. 그런데 찐빵이나 붕어빵같이 클래식한 메뉴들은 인기가 오래가요. 몇 번 먹었는지 셀 수 없을 정도로 우리 삶에 친근한 디저트가 주는 힘이 있거든요. 사람들도 모험을 하는 대신 값어치가 분명한 익숙하고 보장된 맛을 택하고요.
다만 클래식한 디저트가 트렌디해지려면, 새로운 맛과 경험을 제공하면서 재해석하려는 시도가 필수인 것 같아요. 스위트 파크에 입점해 있는 ‘만나당’, ‘슬지제빵소’, ‘차일디쉬’를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우선 만나당은 약과가 주력 제품인데요. 약과는 ‘약게팅’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디저트잖아요. 이 인기에 힘입어 작년에 도넛 브랜드 ‘노티드’와 콜라보해서 약과 스콘을 만들었어요. 한정판이라는 요소까지 더해져 연일 빠르게 품절되었죠. 또 슬지제빵소는 찐빵에 크림치즈, 커스터드 크림, 우유 크림 등 요즘 입맛에 맞는 속 재료를 넣어 신메뉴를 계속 출시하는 브랜드인데, 오후에 가면 솔드아웃될 정도로 인기가 많죠. 마지막으로 차일디쉬는 오래된 K-디저트인 붕어빵과 소금빵을 합친 디저트를 선보여요. 이곳에도 줄 서는 사람들로 진을 이루고요. 이렇듯 단일 카테고리를 고수하되, 콜라보나 토핑, 속 재료로 다양하게 메뉴 구성을 하는 방식이 요즘 디저트 업계에서 클래식함과 트렌디함을 고루 갖추는 방법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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